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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덥다돌쇠야
댓글 0건 조회 16회 작성일 25-07-0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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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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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가 바위처럼 굳은 날, 인생 첫 마사지에 가다”

요즘 들어 유난히 어깨가 무겁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일이 많아서 그런가 했는데, 어느 순간 거울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어깨가 올라가 있더라. 마치 늘 누군가에게 경계하고 있는 자세처럼. “이건 아니다” 싶어, 결국 생애 처음으로 마사지를 받아보기로 결심했다.

내가 간 곳은 회사 근처 조용한 골목 안에 자리 잡은 작은 마사지샵이었다. 인터넷으로 리뷰를 찾아보다가 "진짜 사람 살리는 곳"이라는 평을 보고 바로 예약했다. 안 그래도 요즘 허리도 뻐근하고, 목도 돌아가는 게 영 부자연스럽길래 이왕이면 전신 마사지를 받기로 했다.

샵에 들어서자 은은한 아로마 향과 함께 부드러운 음악이 흘러나왔다. 순간 몸이 이미 20%는 풀린 기분이었다. 접수대에서 간단한 설문을 작성하고, 마사지 강도는 어떤 게 좋은지 물어봤다. 평소에 고통엔 제법 강한 편이라 “중간에서 조금 센 정도요”라고 했다. 이 말이 나중에 어떤 결과를 낳을지는 그땐 몰랐다.

작은 방으로 안내되어 옷을 갈아입고, 침대에 엎드렸다. 천으로 된 침대 홀이 얼굴을 덮었고, 아래로 고개를 내리니 시야엔 하얀 바닥만 보였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떠나는 기분이었다.

“시작할게요”라는 조용한 목소리와 함께 마사지가 시작됐다. 처음엔 손바닥으로 등을 천천히 누르며 압을 조절하는 듯했다. “오, 생각보다 부드럽네?” 하고 방심한 찰나, 팔꿈치 공격이 들어왔다. 그것도 정확히 승모근을 노리고.

순간 심장이 ‘쿵’ 하고 내려앉았다. “이분 진짜 살리러 온 게 아니라 죽이러 온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스쳤다. 하지만 곧이어 통증 속에서 묘한 쾌감이 피어올랐다. 아프긴 아픈데, 그 아픔이 뭔가 나를 정화시키는 기분이었다.

등과 어깨를 한참 공략하더니, 다리 쪽으로 넘어갔다. 종아리를 문지르다가 갑자기 발바닥 지압이 시작됐는데, 거기선 진짜 비명이 나올 뻔했다. “여기... 여긴 좀... 아아악!” 근데 이상하게도, 발바닥 지압이 끝나고 나니까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었다. 발바닥이 이렇게 많은 감정을 품고 있는 줄은 몰랐다.

마사지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마치 무협지에서 도사가 내 몸의 기를 조절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특히 목 주변을 손가락으로 천천히 눌러주는 구간에선 눈이 절로 감기고, 내가 인간인지 젤리인지 헷갈릴 정도로 힘이 빠졌다.

한 시간 남짓의 시간이 지나고, 마사지가 끝났을 때 나는 거의 탈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상하게 몸이 가벼웠다. 어깨도 내려가 있고, 목도 쭉 돌아갔다. 밖으로 나와 걷는데, 세상이 평소보다 더 넓고 밝아 보였다. 괜히 길 가는 사람한테 웃어줄 뻔했다.

그날 밤은 말할 것도 없이 꿀잠이었다. 평소 뒤척이던 내가 침대에 눕자마자 기억을 잃듯 잠이 들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느낀 그 상쾌함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마사지가 단순히 몸을 푸는 게 아니라, 삶을 다시 정렬해주는 리셋 버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후로도 한 달에 한 번은 꼭 그 샵을 찾고 있다. 몸이 아프다는 건 몸이 보내는 작은 구조 신호다. 그리고 그걸 무시하지 않고, 내 몸을 위한 시간을 들인다는 건 나 자신을 존중하는 방법 중 하나라는 걸 배웠다.

다음엔 타이 마사지에 도전해볼까 생각 중이다. 누가 알겠는가. 그곳에서 또 다른 무림 고수를 만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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